다들 아시겠지만 얼마전에 태풍의 신이 한반도를 강타하여 비를 꽤 많이 뿌리고 갔지요.
그바람에 뭐 뚝이 무너졌다던가 해서 대민지원차 복구작업을 하러 갔습니다.(어제)
어디에 복구하러 간다 이런 말도 없이 내일 너희들 복구작업 가야니까 간소복 차림으로 오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반바지에 반팔티 입고 갔지요..(산걸로-_-) 집합하여 버스에 올라타기전에
햇빛이 따사로와(?) 즐거운(?)하루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약 40분쯤 지났을까, 담당주사의 내리라는 소리에 내렸찌요... 그리고 코끝을 강타하는
고향의 향기.... (크리링이 부러웠죠.) 하지만 역시 인간... 코의 강한 자극에 약 2분~3분정도만 지나면
무감각해지는 인간의 성능으로 인해 서서히 그 냄새에 적응해가는겁니다..(적응해가는 제가 싫었어요.)
그리고 문제의 장소로 향하였지요. 원래 예상은 뭐 토사가 흘러내려 그것을 치우러갈 줄 알았는데...
당도한 곳은 돼지축사... 수백마리는 돼지들이 꿀꿀대며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돼지 축사 통로의 좌우로 돼지의 오물이 고이는 장소가 있는데... 얼마전 내린 비로 통로는 그야말로
똥칠갑의 천연 똥팩을 할 수 있을 것 같이 부드러운 입자의 진흙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삽 한자루와 포대 수십장...평상복 차림의 우리에게 삽 한자루를 떠밀고... 그것을 간난아기 밥떠먹여주
듯 삽으로 담아 포대에 넣으라는 것입니다. 평상복..신발...덜덜... 통로로 들어가는데 질퍽.. 질근..쩌억..
느낌 참으로 상쾌했어요.. 삽질 하면서 포대에 넣으면서 손과발에 행여 뭍지나 않을까 조심하면서 삽질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얼마 지나지 않으니 이리튀고 저리튀고 해서 팔이고 다리고 신발은 이미 뷁...
심지어 얼굴까지 튀는 상황 발생... 그렇게 되고 나서 주인아줌마가 장갑과 장화를 가져다 주는겁니다.
고마우면서도 원망스러운 기분을 제대로 느껴보았지요.ㅠ.ㅠ 그리고 바로 장비를 착용... 장화가 있으니
마음 편하더군요. 그래서 이제 깊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막 들어갔습니다.. 근데... 근데... 내 장화가
구멍난 불량품이었슴다... 덩어리는 안들어오지만 미세한 입자들이 발과 스킨쉽을 시작하더군요...
ㅅㅂ........ 너무 찝찝해서 미칠지경... 근데 또 사람이 적응하는 동물 아니겄습니까... 하다보니 적응 되
더이다..(적응해서 편하긴 했지만 이런 환경에 적응해가는 제가 또 한 번 싫어졌습니다;;)
그렇게 수십개의 포대에 똥팩을 담아가던 도중.. 뭔가 불그스름한 물체가 눈앞에 있었어요...
전 돼지가 피똥쌌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삽으로 퍼려고 했는데.. 길쭉한 것이 딸려오는 겁니다...
ㅅㅂ....... 돼지 창자......... 흐물거리는게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더군요. 덕분에 속안은
울렁울렁 트위스트..최고의 상태... 오~~ 포대에 담을때 질질 흘러내리는 멋진 모습...
이런식으로 오전작업을 끝내고 점심시간을 맞이 했습니다.
몸에서는 똥팩의 냄새가 장난 아니었지요.. 식당주인은 죽을 맛이었을겁니다.. 손에 똥내가 나도
밥은 맛있었어요. 똥냄새때문에 못먹겠다는 애들도 있었지만.. 전 맛있게..ㅠ.ㅠ 오후에 일할라면
영양공급을 해줘야죠!
식사후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보조아이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섭취하고 다시 현장으로 찾아갔습
니다. 오전에 작업한 양이 많아서 돼지축사 안은 꽤 깨끗해진 상태... 이제 조금만 하면 되겠다며 더욱
힘냈습니다. 그리고 약 1시간 정도의 작업을 하니 얼추 마무리!! 이제 갈 수 있따!!라고 속으로 만세를
외쳤습니다.. 헌데 이게 왠일... 아까 담은 포대로 둑을 쌓아야하더군요... 장마철에 태풍의 계절이니
준비를 해야하는 겁니다. 포대=돼지똥팩->액체다 보니 포대를 삐질고 나온다=>들기위해 포대를 압박
하니 나올 가능성은 더 높다=> 그걸 들고 가는 것은 나다 이런 사고루트로 결론에 닿은 저는 외쳤습니
다. ㅅㅂㅈㄷㄷ....(물론 마음속으로...; 욕이 입밖으로 나올라는 걸 억눌렀슴다.. 좋은일 하는거기에..ㅠ.
ㅠ)
포대를 들었어요.. 물컹물컹합니다.. 이게 물베게같은 거라면 기분 좋았겠지만.. 내용물은 오물.. 그리고
힘을 줄때마다 흐물흐물 기어나오는 사랑스런 내용물~. 쀽쀽하고 튀어나오는데..ㅠ.ㅠ
똥포대로 둑쌓는 일을 마무리한 시간은 오후5시 가량이었습니다. 약8시간 똥안 힘겨운 사투를 끝낸것이
죠. 우리는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버스에 올라탔죠. 버스기사아저씨 얼굴이 참 볼만했습니다..
딱보자마자 하는 소리가... 너거들 뭐한겨.. 그에 이은 ㄱ- 표정..
밀폐된 공간이다보니 버스안에는 똥냄새의 압박... 머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렇습니다... 똥내에 취한거죠.
시청에 도착하여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인사하고 나왔심다.. 사무실 사람들 표정이 또 장난아니
더군요. 그래도 의리가 있어서 똥묻은 내 곁으로 다가와 수고 했다고 했습니다. 역시 전 채강공익.ㅜ.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침 부모님이 다 계셨는데, 아빠는 오 멋있네 이러고, 엄마는 내가 방에 들어오니 코로 킁킁 거리시며
먼냄새냐고 카더군요. 그래서 돼지 똥치우고 왔삼.. 엄마왈=나가서 옷벗어. 나=네..ㅠ.ㅠ
그리고 바로 목욕... 똥냄새맡으며 머리감고 세수했습니다. 머리가 띵띵..
목욕끝나고 한 번더 고고..;;
한 뒤에 머리가 너무아파서 잠을 자려고 했는데 라이카나님이 멀리서 오신다는 소릴 듣고..
아픈 몸 이끌고 오락실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완전 뻘짓연속으로 했죠.ㅜㅠ
후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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