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즐을 풀어가는 재미가 일품
* 움직임이 답답한 A.I는 옥의 티
* 쉐이딩형식의 깔끔한 그래픽
* 빵빵한 스테이지 수
PSP 오리지널 신작
타이토에서 제작한 사고형 액션게임 EXIT. 기존 게임의 이식작도 후속작도 아닌 오리지널 타이틀이니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하지만 생소하다는 이유로 외면받기엔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 내용은 제목과 장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탈출을 소재로 한 게임으로 주어진 조건에서 탈출을 위해 곰곰이 생각해서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 해가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냥 평범한 게임인 것 같지만 EXIT의 특별한 점은 바로 다재다능한 주인공이 원맨쇼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재난현장에 갇힌 사람을 구조함과 동시에 서로 협력하여 탈출한다는 것이다. 이점은 게이머로 하여금 좀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어줘서 자칫하면 다른 게임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탈출 게임이 될 뻔한 EXIT를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화면
처음 EXIT를 접하면 만화와 같은 독특한 느낌의 화면에 감탄하게 된다. 평면적인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할 때 묘하게(?) 느껴지는 공간감의 표현이라든가 졸라맨 캐릭터가 연상될 정도로 단순하게 표현된 MR.ESC(사실 졸라맨 보다는 훨씬 디테일하다. 이름을 듣고 처음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었다)와 주변 캐릭터들은 왠지 무성의하게 보이면서도 묘하게(?) 매력적이다. 쉐이딩 기법을 이용해 만화의 느낌을 잘 살린 건물의 모습, 불길이 번지는 표현뿐 아니라 사실적인 모션 등 각종효과도 매우 깔끔한 인상을 주기에 그래픽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쉽게도 필자의 디카 내공이 딸려서... -_-;)
상부상조(相扶相助)
이 게임의 백미는 주인공 MR.ESC가 재난현장에 갇힌 사람들과 서로 도와가며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MR.ESC는 주인공이면서도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슈퍼맨처럼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평범한 인간이다. 무거운 물건은 들어 올리지 못하고, 행동이 민첩한 것도 아니라 제한시간이 있는 장소에서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탈출루트를 확보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과 서로 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시스템 속에 절묘하게 도입시킴으로써 플레이어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재난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크게 어린이, 성인, 환자로 나누어져있고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어린이는 높은 곳을 혼자서는 오르내릴 수 없으나 좁은 통로를 지나다닐 수 있고 성인은 MR.ESC와 비슷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환자는 업거나 탈 것을 이용해 이동해야 한다. 이런 개개인의 특성과 맵의 구조 때문에 탈출하려면 좁은 통로 너머에 있는 열쇠를 사용하기 위해서 어린이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탈출구가 높은 곳에 있으면 어린이를 대신 올려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밟고 있어야만 하는 문은 주위사람에게 대신 서 있어 달라고 한 뒤 지나가서 각종 트랩을 풀기도 해야 하며, 시간이 촉박할 때는 플레이어는 다른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문을 대신 열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즉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만 탈출할 수 있도록 게임이 디자인된 것이다. 또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서 3대 뿐인 소화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부터, NPC들의 특성과 지형을 이용해야 하는 고도의 사고까지, 플레이어는 게임 내내 생각을 해야 한다. 아마 이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플레이하면 할수록 골똘히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고형 액션이라는 장르 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답답한 A.I는 아쉽다.
구조대상자는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움직이고 싶은 대상에게 커서를 옮긴 뒤 세모버튼을 눌러 지정하고 명령을 내리면 된다. 조작 방식은 굉장히 직관적이고 간편한 편인데 AI가 상당히 비협조적이다보니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서 만약 2층 통로의 중간부분 통로가 끊어진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내려가 1층을 통해 지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일단 명령을 1층으로 내려가라고 해야 하는데 2층 끊어진 통로 우측에 있을 때 1층 우측으로 명령을 내리면 계단을 내려가지만, 1층 좌측으로 명령을 내리면 계단을 통해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진 통로 쪽으로 이동한다. 끊어진 길이라면 멈춰 서기라도 하지만 전기트랩 같은 곳이라면 그냥 지나가려다가 걸려버려서 미션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미션의 구조가 갈수록 복잡해지며 곳곳에 트랩이 존재하는데 이런 납득 안 되는 A.I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는 일이 잦다. 구조대상자들을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게임의 재미라고 한 걸음 물러서 생각해봐도 이건 정도가 심하다. 스타크래프트의 웨이포인트 시스템처럼 중간 경로를 지정해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이런 문제가 안 생겼을 텐데 왜 생각을 못했는지... 게임 컨셉은 협동이지만 답답한 AI 덕분에 협동이 아니라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선생님이 된 듯한 기분이다.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다양한 스테이지. 다운로드 미션까지!!
EXIT의 1스테이지에는 총 10개의 미션이 준비되어 있는데 게임에는 총 10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으니 플레이 타임은 생각보다 긴 편이다. 물론 이동 중에 즐기기 때문에 한 스테이지가 빨리 끝나는 것이 좋은 휴대용 게임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미션 당 10분 정도의 제한시간이 걸려있으니 롤플레잉 게임과 비교한다면 턱없이 짧은 편이지만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플레이 타임에 대한 불만은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유통사 홈페이지에 가면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어 몇 개의 스테이지를 더 즐길 수 있다.
머리를 굴리고 싶은 그대에게~
EXIT는 PSP로 등장한 오리지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작품이다. 타이토는 건재하다!!라는 느낌을 물씬 품긴 작품이라고 할까나? 좀처럼 보기 힘든 협력형(?) 퍼즐의 시도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강력 추천 타이틀이 되기에는 약간 부족함이 보인다. 워낙 대사량이 적고 매뉴얼이 충실하긴 하지만 역시 한글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플레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이 게임의 최고 매력 포인트인 협력 플레이가 멍청한 AI 덕분에 지장을 받는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다음 작품이 나올 계획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나온다면 꼭 AI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수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움이 되셨다면 짧은 댓글 혹은 view on손가락을 살포시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올리는데 많은 힘이 됩니다! 언제나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게임리뷰 > PSP 게임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SP- 알바지옥 2000 -약간의 그로테스크함과 독특한 센스가 결합된 게임 (0) | 2006.09.25 |
---|---|
-PSP- 잭없이 홀로서기한 덱스터를 만나보자! 덱스터 (0) | 2006.08.23 |
-PSP-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리로드 리뷰 (0) | 2006.03.10 |
-PSP- 독특한 스턴트 레이싱을 경험해보자 -그립시프트 리뷰 (0) | 2006.03.10 |
PSP- 뉴타입이고 싶은 그대. PSP로 대리만족! 건담 배틀 택틱스 리뷰 (0) | 2006.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