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주간번역가 카페에서 퍼온 글로써, Cinthia님께서 2003년 다른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
오늘 이곳을 알게 되어 처음 가입하고 인사드립니다.
전 미국에 살고 있는 번역작가입니다.
번역일을 시작하고 2년 동안 단행본만 꼭 열 권을 했습니다.
아직 초보지요...
원래 꿈은 방송작가였고, 번역작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특히, '영어'땜에 학력고사를 망친 저로서는 영어로
돈을 버는 영어 번역작가가 될 줄 몰랐지요.
어쩌다 남편따라 미국에 오게 되서, '소일거리'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참 시작이 불순했네요. 하지만 지금은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싶어서요.
제가 까페에 오자마자 글을 쓰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해사례'를 보았습니다. 이전같으면 화가 났겠지요.
아직도 번역작가들의 등을 쳐먹고 있는....
하지만 이제는 한숨이 납니다.
아직도 그들에게 속고 있는.....
무슨 번역 자격증, 무슨 번역 학원, 다 순진한 번역작가 지망생들
'돈' 빨아먹자고 하는 수작입니다. 물론, 낭중지추라고 번역시험봐서
만점받고, 번역 학원가서 선생들 답안갖고 지적할 정도의
실력자라면 당연히 자격증 따고, 학원장 추천받아 떡하니
등단할 수 있겠지요-여기서 '등단'이란 자기 이름으로 한 단행본 번역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손가락 꼽을 정도겠지요.
정작 번역일 하기 전에는 몰랐던 일을 저는 번역일하면서
많이 깨치고 배우고 있습니다.
출판사 관계자들-그들 또한 현업 번역작가로 뛰고 있는 편집자들인 경우가 많죠-은 한 눈에 '재목'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이것저것 자기 소개서 거창하고, 이력서 빵빵해도 소용없답니다.
샘플 번역 한 번 보면 감이 온다지요.
그 사람들이 말하는 '재목'은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
간단하지요. 우리말로 제대로 번역을 뽑아내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 번역문만 보지 않습니다.
원문놓고 다 비교합니다.
한국말만 그럴싸하게, '제맘대로'할 수 없습니다.
원서에 충실한, 제대로 된 번역문을 원하지요.
자, 책 한권 내고 등단하기가 왜 이리 어렵습니까?
책 한권만 내면 이름 떡하니 책에 오르고,
여기 저기서 연락들도 온다는데.....
번역작가 하려면 해당 외국어 실력은 당연히 기본입니다.
그런데 그 기본이 제대로 안 되어있으면서,
'번역'이 주는 '멋'에만 도취되어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도 많습니다.
웬만한 피아니스트들은 가요 한 번 들으면 악보 안보고
반주가능합니다. 그런 게 기본입니다.
토익이나 토플은 그 사람의 외국인으로서의 영어 실력을 보는 것이지요.
번역작가들은 그런 것들을 초월한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런 시험에 만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카소가 대학에서 추상화 실기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하면,
추상화 개론에 대한 강의를 이수하고, 시험치고, 만점받아야
시켜주겠다고 요구할 대학이 있을까요? 그리고 피카소가 그런
시험에서 솔직히 만점받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게 기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우리말 실력입니다.
'번역은 외국어 실력보다 우리말 실력이 중요하다'라는 말은
우리말 실력의 중요성을 배제하고 외국어 실력에만 치중할 수 있는
오해를 일소하고자 하는 말이지, 진짜로 우리말 실력이 외국어 실력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번역하고자 하는 해당 외국어는 기본이고, 우리말 실력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가 정답이겠지요.
피카소같은 천재적 화가나
베에토벤같은 천재 음악가들은 하늘이 내지요.
그들의 노력만으로 그런 업적을 이루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들같은 천재적 음악가 빼고,
솔직히 피아노는 재능타고 나지 않아도 손가락 찢어지게 연습하면
남들 듣기에 '잘 한다'소리 듣지 않습니까?
악기나 자전거, 컴퓨터 등 사람이 손으로 만든 instrument, machine은
얼마나 그걸 많이 다루었냐 하는 '빈도'에 '자연스러움'이 좌우됩니다.
고기집 주차 관리 아저씨들 파킹 실력 보십시요.
근데 같은 음악인데도, 성악은 좀 다릅니다.
기계갖고 하는 게 아니다 보니, 노력만 갖고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생각해 보십시요.
음악적 재능이 똑같이 별로인 다섯살된 두 아이에게 한 아이는 피아노를 10년, 한 아이는 성악을 10년 시켰다고 말입니다.
어떤 아이의 결과가 훌륭하다는 평을 들을 확률이 높은지.....
번역은 성악과 마찬가지로 악기나 기계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좋은 선생 만나면 좋은 학교와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만들고, 감정 조율하고, 소리 좀 다듬을 수는 있어도
원래 타고난 음감과 목소리가 어째지는 게 아니지요.
이야기가 길어지는군요.
전 작가든 번역작가든 '글'을 쓰는 사람도 타고 났다고 봅니다.
정말 노력한다고 글 잘 써지는 거 아니고, 번역 잘 되는 거 아니거든요.
좋은 번역문 보고, 아, 나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참고는 됩니다. 하지만 자기 것으로 잘 흡수안됩니다.(참고는 되니
분명 발전은 있습니다. 하지만 다듬어지는 정도지 big leap는 없습니다)
이미 여러분의 번역작가적 자질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자질을 출판사에서 알아만 주면 되는 겁니다.
님들이 '재목'이라면 왜들 그렇게 당하고 계시는 겁니까?
재목이 아니기에 그렇다면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전, 재목이심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못하고,
간악한 사기꾼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이렇게 긴글을 씁니다.
자신이 '재목'이라고 일단 믿으십시요.
-전, 절 '재목'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절 '재목'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거, 아주 중요합니다-.
남들보다 외국어 잘하고, 우리말 잘하니까 번역에 뜻을 두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러니 일단, 겸손 그만 떨고 자기를 믿어 보십시요.
그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그걸 알아주나 봐야 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대한 번역 개발원이니, 인트랜스니,
번역학원이니 '돈 받고 당신 재능 알아봐주겠다'는 사람에게
그걸 맡기냐 이겁니다.
우리에게 돈을 줄 사람에게 알아봐 달라고 해야지요.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습니까?
앞으로 우리 재능을 써 줄 사람에게 우리 재능을 알려야지요.
저도 물론, 한국에 있을 때, 한 두번 그런 실수를 범했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상담소 찾아가듯 발을 들여놓은 거지요.
하지만 '길'을 알게 된 지금은 그런 곳의 속내를 훤하게 볼 수 있습니다.
'길'을 모르는 사람들을 '길'아는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번역 중개 회사-이름만 대면 다 압니다-는
자기들이 시험보고, 등용하고, 강의하고-초급부터 졸업하려면 한 1년 정도 걸리니까 수백만원되는 돈을 받지요-,
드디어 '너 하산해도 되겠다'하고 책 한권 줍니다.
그 학생, 눈물 흘리며 '드디어 내 책 낸다' 온 동네 광고하지요.
그런데 그 번역 중개회사는 자기들이 키운 학생을 헐값에 팔아먹습니다.
출판사측에서는 원고지 장당 3,000원 주는데 중간에서 2,000원 꼴깍하고
1,000원만 줍니다. 그 학생, 지금 돈이 문젭니까? 500원 줘도 하겠다고
감사해하지요. 이 얼마나 통탄할 노릇입니까? 자기들이 키워놓고,
자기들이 이만하면 쓸만하다 해 놓고 말입니다.
그럼, 자기들이 스스로 시인하고 있는 꼴입니다.
"우리는 원고지 장당 1,000원짜리 실력까지는 못만들어 드립니다."
주변에 웬만한 출판사에 메일 띄워서 물어보십시요.
요즘 단행본 번역하는 데 원고지 장당 2,000원 이하 있는지....
아, 물론 좋은 번역강좌들 많습니다.
그거까지 듣지 말고, 귀 꼭 닫아 두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번역강좌들 하고 그걸로 끝나야 합니다.
턱없이 강의료가 비싸다거나, 비싼 이유를 일감 주니까 등으로
연결하는 곳은 무조건 열외시켜야 합니다.
지금 EBS에서도 번역강좌가 있는 줄 압니다.
그리고, 서점에 가도 좋은 번역강좌 도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보조이며
정말 좋은 번역강좌는 스스로 자기가 자기에게 하는 강좌입니다.
오늘은 이야기가 너무 길었습니다.
다음에 오면,
제가 혼자 힘으로 번역작가가 된 '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하는 번역강좌에 대해서도.....
제 결론은 이거군요.
'번역작가, 이젠 혼자 힘으로 할 수 있습니다.'
///////////////////////////////////////////////////////
솔직히 글 올려놓고 좀 불안했습니다.
고작 단행본 열 권 낸 주제에 무슨 프로작가인양
젠체한 것 같기도 하고....
절대 그럴 맘은 없었지만 원래 발언 스타일이 과격한 편이라
기분 언짢게 받아들인 분들도 없지 않았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저 또한 당했던 피해자로서,
저 또한 번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번역이나 해 볼까'하면서 번역을 해석쟁이로
오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확 그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번역이라는 것이 얼마나 피말리는 작업인지
아는 사람으로서,
단호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요.
자, 오늘은 거두절미하고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길'에 대해 말씀드릴랍니다.
먼저, 여러분과 저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 살고 있고-미국 온지 3년 됐습니다.-
여러분은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 이 '길'이라는 것이 제가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만 가능했다고 생각지 않기에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미국 사니까 그렇지'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우려에서 먼저 말씀드립니다.
자, 시작합니다.
알기 쉽게 번호붙여가며 하지요.
아, 그 전에 약간의 배경설명.....
제가 말씀드리는 이 '길'은 이전에 말씀드린 '기본'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 해당된다고 먼저 짚고 싶습니다.
쉽게 말하면 '실력'입니다. 어느 정도의 기본기와 실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통합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안담그지 말고,
자기 실력을 평가받아 본다고 생각하고 정말 '사심없이',
제가 말씀드리는 '길'을 따라 가보십시요.
출판사측에서 '미안합니다. 조금 더 번역 공부를 하신 다음에
오십시요'하고 메일을 받는다면.....
흠....그런 분들은 또 다른 방법을 강구해 봐야 합니다.
그게 뭐시냐....진짜 번역 공부 더 해야지요....뭐.
기본을 연마해야겠지요.
자, 진짜 시작합니다.
1. 자기 '색깔'을 정한다.
현재 국내에서 출판되는 단행본 중 80%가 번역서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허허....번역작가의 시장이 이렇게나 넓습니다. 그 번역서 중 영미권 서적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지요. 영어 다음으로는 일본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번역서 중 또 우리가 잘 아는 시드니 셀던이나 존 그리샴같은
대중 소설, 픽션의 양은 또 얼마나 되는 줄 아십니까? 정확한 %는 잘 모르지만 별로 안됩니다. 그보다는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 즉 경제, 비즈니스, 처세, 자기계발, 건강....등등 논픽션 분야가 더 많습니다.
근데 많은 번역작가 지망생들이 '픽션'에 도전합니다. 왜죠?
바로 '멋' 때문입니다. 시드니 셀던이나 존 그리샴, 스티븐 킹의 작품을
번역한다 하면 누구나 '아,,,,,대단한 번역작가구나'하거든요.
근데 전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참고로, 지금 우리가 다 아는 대중 소설 번역하는 사람들 중에는
연고 번역자도 많습니다. 출판사 사장이나 편집장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고, 그 사람들 아는 사람, 어쩌고 저쩌고도 많다는 말입니다.
무조건 그런 소설 한다고 진짜 실력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입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그런 '대단한 실력자'들 작품에서도 심심치 않게 치명적인 오역이 있습니다. (여기서 위에서 예로 든 작품들과는 '특정 연관'없다는 거 밝힙니다. 그거 번역한 사람들 연락올라....)
전 전공이 신문방송학입니다. 그 중에서도 굳이 분류하라면
광고와 마케팅입니다. 그래서 전 제 '색깔'을 그 쪽으로 정했습니다.
자기 색깔은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입니다. 자기가 대학에서 전공한
것도 좋고, 관심있어서 자주 보던 책의 장르도 좋습니다.
암튼 남들보다 '빛'이 날 수 있는 쪽을 택하십시요.
2. 자기 색깔의 책을 하나 고른다.
서점에 자주 나갔습니다. 보고 또 보니까 좋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대요. 최신간 중에서 눈에 띄는 걸 하나 사서 집에 왔습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분은 amazon.com이나 외서 전문 서점을 이용하면 됩니다. 저도 미국에 살지만 그 싸이트에서 사는 책이 더 많습니다)
일주일만에 다 읽었습니다. 대충대충....
한국에서 번역되면 좋겠다 싶대요.
3. 원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낸다
그래서 책 뒤에 써 있는 미국 출판사에 이 메일을 보냈습니다.
'니들 책이 좋아서 한국에 소개하려고 한다. 니들 판권 살아있느냐. 팔았으면 워떤 눔이 사갔냐...'하고 말이죠.
한 달 쯤 걸린 것 같습니다. 미국눔들 하는 일이 딥따 느리거든요.
'팔렸다. 이 눔한테 팔았다.'하고 답장이 왔습니다.
4. 한 챕터 정도 번역하고 기획서를 작성한다.
한 챕터 정도 정성을 다해 번역하고 번역 기획서를 작성합니다.
번역 기획서라고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
본인이 그 책을 마케팅한다고 생각하고, 성과 열을 다해
꼼꼼히 작성하면 됩니다. 보통, 책의 줄거리, 출판사, 출판 연도,
예상되는 독자 연령층, 번역작가로서 생각하는 서평....
이런 기본에 자기 나름대로 더 멋지게 첨가하고 꾸며도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카피라이터로 지낸 경력이 있어서
책 광고 문구도 만들고, 한국 책 제목도 열 개 정도 아이디어내서
첨부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독보적인 번역기획서죠?
이건 사실, 제 secret인데....쩝.....
4. 한국 출판사와 컨택한다.
그렇게 보기 좋게 작성한 기획서를 그 판권을 사갔다는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그 기획서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니뭐니해도 한 챕터 분량의
본문 번역문이죠.
"당신들이 이 책 판권 사간거 다 안다. 내가 번역하고 싶다.
내 실력 못 믿겠으면 이거 봐라. 번역 쫌 해서 보낸다.
좋은 소식 있길 기대한다. 실력이 안된다면 더 실력 연마해서
다시 찾아오마. 그 때 또 보자...'라는 요지의 멜을 보냈지요.
5.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면 자기 몸값을 정한다.
한국 사람들은 역시 일처리가 빨라....
이틀 뒤에 답장이 왔습니다.
'네 기획서 아주 인상깊었다. 좋다. 니가 해라. 번역료는 얼마 줄까?"
별로 기대 안했는데 막상 연락받으니 가슴이 두근두근...
당장 번역협회 싸이트로 들어가 번역료 요율 체크...
특 A, A, B, C정도로 나뉘어져 있더군요. 번역한 책의 권수에 따라서...
하지만 당시 저는 일본어 번역서, 것도 5년 전에 한 거 한 권 달랑.
잡지나 매뉴얼은 좀 했지만....에라 모르겠다. 못 먹어도 고다 싶대요. 그 출판사가 거물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A급으로 요청했습니다. 싫으면 말지, 뭐.
그동안 내가 간악한 사기꾼들에게 받은 상처를 생각해서라도
그 이하는 안 돼, 하는 생각이 있었나 봅니다.
근데 'OK' 답이 왔고, 전 '우이씨, 더 씨게 부를걸....'했지요.
하지만 현실을 더 잘 알고 난 지금은, 제가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는 운좋은 사람이란 걸 잘 압니다.
여기서 저같은 배짱을 부릴 거냐, 현실적으로 임할 것이냐는
본인의 성격에 따라, 운에 따라, 뭐에 따라 다 달라집니다.
100%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합니다. 제가 뭐라고 할 소관이 아닙니다.
6. 온 정성을 다해 번역한다.
보통 마케팅서 한 권(300페이지)에 저는 두 달 반 정도 요구합니다.
거기서 give or take 일 이주일 정도 오락가락합니다.
그 동안 온 정성을 다해 번역합니다.
그래서 납기일을 생명처럼 지킵니다. 일 이주일 정도 오락가락은
몇 권 정도 한 다음에 가능합니다. 출판사에서 '이 사람은 납기일은
칼이야'하고 인정해 준 다음의 일 이주일 오락가락과
처음부터 오락가락은 천지차이입니다.
7. 번역한 원고와 번역 개요서를 같이 보낸다.
번역한 원고는 알겠는데, 번역 개요서는 뭐시여? 하시겠죠?
그 책을 번역한 사람만큼 그 책을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근데 번역 원고가 책으로 그대로 나오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 상황에 맞게, 편집 교정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information입니다.
'내가 번역한 책은 끝까지 내가 책임진다' 정신에서
생각해 낸 겁니다.
대충의 내용은 말 안해드릴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아이디어를 내서 작성하십시요.
언젠간 책을 한 삼십권 정도하면 제 번역경험담에
대한 책을 한 권 내려고 합니다.
거기서 무지 자세하게 쓸 건데, 여기서 말씀드리면
아무도 안 사볼 것 같아서리.....*^^* 용서하십시요.
제 번역 개요서를 받고 그 출판사는
'이렇게 책임감있는 번역작가는 처음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 덕분인지 그 출판사와 지금 다섯권의 책을 내리 했습니다.
어떤 분이 제가 번역한 책이 궁금하다고 하시는데,
그 출판사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공개하기는 꺼려집니다.
다만, 마케팅 분야에서는 손가락에 꼽힙니다.
저의 '색깔'을 인정해주고, 제 '색깔'과 대단히 잘 맞아 떨어진
곳이지요. 참고로 전 마케팅서, 투자서, 건강서, 화술, 협상 관련
서적을 했습니다. 모두 마케팅과 상관있지요? '건강서'는 아니라구요?
건강해야 마케팅도 잘 하죠...*^^*
어떻습니까?
어렵습니까? 쉽습니까?
어떻게 생각되시든 여기서 중요한 것 한가지는 이겁니다.
간악한 무리들이 더러븐 손을 내뻗을 여지를
단 '1초'도 허용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니 혼자 하십시요.
"한국에 살면서 어떻게 원서들을 검토하고 고른단 말이지요?
미국 사니까 가능한 거 아니예요?"
이런 질문을 하실 분들을 위해서 다시 오겠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미국 서점에서 책을 검토하는 경우보다는
amazon.com에서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검토합니다.
이 곳 서점을 한국의 교보문고로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없는 책이 더 많습니다. 교보문고엔 출판된 책은 다 있지요.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집에 손님이 오시기로 되 있습니다.
다음에는 책을 검토하는 요령과
스스로 하는 번역공부에 대해 말씀드릴랍니다.
빠른 시일내에 오겠습니다.
도움 되셨길 빕니다.
//////////////////////////////////////////////////////////
번역작가하면 뭐가 연상되시나요?
두꺼운 사전들, 원서들, 노트북, 늦은 밤 스탠드....
'작가'라는 타이틀. 출판사 사장이든 누구든 일로 아는 사이면
'선생님'이라고 불러줍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멋있습니다. 진짜 cool입니다.
일단, '번역'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우아하지 않습니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보이니까요....
그것도 몸이 아니라 순전히 머리로 하는, 지적이기 그지없는....
그 '멋'에 많은 사람들이 달겨듭니다.
영어, 일본어 전공자나, 전공자 아니더라도 그 계통 언어
쫌 한다 하면 아무나 달겨듭니다.
딱히 이렇다할 직업을 못 구한 경우엔 더 그렇습니다.
"번역이나 할까...."
그러다 진짜 번역이란 실체에 부딪혀 보면,
'번역이나' 정도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기겁을 합니다.
생활비는 바라 볼 수도 없는 턱없이 낮은 번역료,
그나마 책이 나온 후에 받기라도 하면 감사, 책이 발간 안되면
떼먹히기 일쑤...., 한 문장 갖고 며칠을 또 고치고 또 고치고
하는 사이 늘어나는 진통제 투여수....적어도 하루에 대 여섯 시간은
꼬박 의자에 붙어있어야 하기에 치질, 요통, 목디스크, 심지어는
자판 두들기다 손목 관절통에 손가락 마비증까지....마감일 가까우면
긴장증 때문에 히스테리....가정생활, 인간관계 소원해지고...
대 여섯시간이나 컴퓨터 모니터 보는 탓에 시력도 가물가물,
마귀할멈처럼, 혹은 낮술 한 사람처럼 눈은 있는대로 충혈되고,
얼굴은 퉁퉁 붓고.....
'번역이나' 하던 사람들은 기겁을 해서 뒤로 나자빠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나'를 찾아나서지요.
이 번역계에는 그런 사람들이 왔다가면서 남겨놓는
여파로 인해 '번역이나'가 아니라 '번역만큼은'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출판계에서도 '번역이나' 풍조를 알기에
이 '번역이나'한테 맡겼다가 다시 안 보면 그만이다 생각하고,
번역료 싸게 주고, 떼먹고, 수틀리면
다른 '번역이나'에게 손벌리지요.
그야먈로 '번역이나'는 줄을 섰거든요.
번역 중개회사, 번역학원, 번역 인터넷 싸이트.....
어디 구인 싸이트에 들어가서 번역 쪽에 클릭해 보십시요.
'번역'이라는 말만 들어가면 조회수가 몇 천입니다--
희한하게 통역 쪽은 또 적습니다. '말'은 딸리지만 '글'은
된다는 건지-추종을 불허합니다.
그 모든 사람이 '번역만큼은'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군요....
여러분은 '번역이나'십니까?
아니면 '번역만큼은'이십니까?
번역해서 좋은 점은 말씀드리지 않을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나쁜 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갯수에선 비교가 안되지만 무게에선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바로, 책이 되서 나올 때의 '보람'입니다.
전, 그래서 번역이란 걸 합니다.
자기가 창작하는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한 글을 다루지만
해석이 아닌 번역입니다. 창작이지요.
그리고 제가 모르는 내용을, 제가 배우지 못한 내용을
제가 뽑아낸다는 매력....
자기가 창작하는 글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
번역은 자기가 모르고 있던 것을 쓰는 것,
그리 많은 것을 알고 있지 못한 저로서,
하지만 글을 사랑하는 저로서,
'도전'을 좋아하는 제게 '딱'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말씀드린 도서 검토에 대한 이야기를
미룰랍니다.
번역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최소한 번역이 뭔지 알고 달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차원에서 말입니다.
마감일을 몇 달 넘기고 계시다는 분이 리플을 달아 주셨더군요.
고치는 한이 있더라도 완벽한 번역을 넘기고 싶어서라고.....
그 분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번역에는 최상이란 없다. 최선이 있을 뿐...."
제가 만든 말인데, 하고보니 어디서 듣던 말같기도 하네요...
어쨌든 맞는 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문장가지고도 거짓말 조금 보태서 수백개의 번역 문장도 나옵니다.
그 수백개가 쓰는 순서대로 나아진다는 보장만 있으면
수백개가 아니라 수천개도 뽑아내야지요.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전 오히려 고치고 또 고치는 동안,
원저자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 책을 쭉 통독해 나갈 때 받는 느낌,
그 순간의 맥락,
그게 저자의 마음이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한 문장 고치면 그 다음 문장도 고치게 됩니다.
그럼, 그 다음 문장도 그에 맞추어 고쳐야 합니다.
날은 한정없이 흘러가구요....
그리고 그 동안 그 글은 저자의 글이 아닌,
번역자의 글로 바뀌어갑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번역자는 저자의 지식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사람이지, 결코 저자의 지식을
가져다가 자기 걸로 '도용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거친 문장을 다듬어 가는 정도는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손질을 하는 것, 그것도 납기일을 며칠도 아니고
몇 달씩이나 넘기는 일은.....
프로는 더더구나 그래야겠지만
초보는 '납기일' 엄수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고치고 또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납기일안에 고치고 또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번역자가 '이거야'하고 내미는 번역문도
전 최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선'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 최상의 잠재력을 가진 최선을,
약속한 기일 안에 뽑아주는 사람이구요.
뭐, 하다보니 감히 잔소리 비슷하게 되었네요.
이 모든 이야기는 제가 일하면서 듣고, 말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입니다.
앞으로 더 경력이 늘어나면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번역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번역만큼은' 꼭 내가 하리라!
이 곳 이름이 아주 좋습니다.
번역사랑-
번역을 사랑하셔서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은
절대로 '번역이나'는 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 리플 달아주신 분도 번역을 너무 사랑하기에
고치고 또 고치고 계신 거겠지요.
하지만 번역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저자와 출판사와 함께 셋이 손가락 건 '약속'의 관계이니
어쩝니까? 그 약속을 꼭 지키는 것도 번역사랑의 길이라
생각해 봅니다.
머리 아픈데, 고만 고치세요!
잘 생각해 보시면 지금 것도 훌륭하답니다! *^^*
부족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픈 분들이 계셔서
리플을 달아주시는 한, 조만간 또 올랍니다.
진짜 도서검토와 국내외 출판사 컨택 요령에 대해서 말이죠.
///////////////////////////////////////////////////
정말 오랫만에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미국 체류 비자문제로 많은 심적 고초를 겪었습니다.
드디어....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꿈에도 그리던 고국, 한국의 서울하고도 잠실 근처 친정집하고도 친정 엄마옆에서 이 글을 씁니다.
정말 모처럼의 평안입니다.
평안해지니 '둘리공주님'과 한 약속도 있고해서, 무슨 의무감처럼 이곳으로 부랴부랴 찾아들었습니다.
뭔가 '비책'같은 걸 내밀 것처럼 큰소리 떵떵쳐놓고 이렇게 뜨문 뜨문 찾아들어 기대감 갖고 계실 분들께 송구스럽네요.
이제부턴 그냥 편하게 이 얘기, 저 얘기 드리고 싶네요. 그냥....마음이 평안하니까요....
벌써 한국에 온 지 한 달이 되갑니다. 그 사이에 제가 줄곧 연을 맺고 있던 출판사 편집부장님이 독립을 해서
회사를 따로 차리셨기에 그분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 분은 이전에 있던 출판사-꽤 명망있는 곳입니다-에서만 12년을 지냈기에 번역작가를 바라보는 출판 현장의
편집인 시각에서 본 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이 계시던 출판사에 하루에도 꼭 서너명의 번역 지망생들이 방문을 한답니다. 어떻게든 번역을 하고 싶으니
시켜만 달라구요....그래서 샘플을 주고 해 오라고 해서 보내지만 그 분 심정은 안타깝기만 하다구요. 12년 동안
매일같이 서너명씩 그런 사람들을 보아오지만 그 중에서 발탁된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기에 말이지요.....
샘플 테스트 결과를 받아보면 아직 책을 맡길 수준이 안된 사람이 많다구요...
하지만 전 그런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직도 번역학원이나 중개회사를 전전하며 부당한 대우를
감수하고라도 출판사와 '연'을 맺고 싶어하는 소극적 태도보다는 직접 망신당할 각오하고 출판사와
부딪혔다는 그 용기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왜냐구요....번역학원이나 중개회사 거치는 것보단 시간적으로,
자금적으로 낭비가 없고, 중간에서 번역료 부당하게 착복하는 '기생충'같은 인간들 상대하다가 소중한 자존심
다치는 일 없어도 되니까요....
바로 그런 분들이 '혼자 서는 번역작가'를 몸소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아직 많은 작품하지는 않았지만
저 또한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저 또한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모출판사 문을 기냥 두드린 '무대뽀'적 정신을 발휘했었습니다.
그런데 발탁이 되었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어떤 분들은 잘 안되고, 전 잘된 이유를 공개해 볼까 합니다.
글쎄요....그 분들하고 저하고 과연 번역실력이 그렇게 차이가 났을까요? 전 그당시 도서는 일본어 책 한 권
했던 경력이 다였는데요....
제 생각에는 그 출판사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준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제
전공이 신문방송학과라서 마케팅이나 브랜딩쪽으로는 꽤 들은 풍월이 많지요. 제가 하겠다고 들이민 책이
'브랜딩' 관련 서적이었는데, 그 쪽 용어를 자연스럽게 풀어낸 것이 돋보였던 것입니다. 출판사측에서는
책을 맡기지만 용어외에 전체적인 문장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당부를 잃지 않았습니다. 제 실력을
100%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즉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전문용어를 이해하고 풀어내는
능력이 아까웠던 거겠지요....
이전에 올린 글에도 제가 말씀드렸지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라구요. 저는 누구처럼 유려하고 산문체적인
'걸작'을 할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위트와 재치넘치는 영미인 특유의 유머를 제대로 포착해낼 자신은
있습니다. 지금 저는 제 색깔이던 '브랜딩'에서 눈을 돌려 문장력이 조금 더 필요한 '처세'와 '화술'쪽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단행본을 열 권 한 저지만 아직도 문장력이 출판사 보기에는 100% 만족스럽지가 못한가 봅니다.
마케팅, 경제, 경영 책만 주다가 드뎌 '화술' 쪽 책 주면서 '문장을 더욱 자연스럽게'를 강조하는 출판사측
요구를 아직도 듣고 있으니까요.
요 말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출판사는 문장력을 100% 신뢰 못해도 일을 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문장력이 꼭 번역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과도 통하지 않을까요? 저의 다른 점을 높이 사지 않았을까요?
혹자는 이 부분에서 그 출판사가 '싼 맛'에 절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그 곳
아니고도 두 군데 더 작품을 하고 있지만 그 곳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제가
받고있는 대우가 최고인지 중간인지 최하인지 정도는 분간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 찾아갔다가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했던 분들과 발탁된 제가 가진 차이는 '실력'이라기보다는 '능력'
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력'이 아무리 있어도 그걸 '능력'으로 풀어보이지 못하면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용어를 제대로 찾았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제 자신을 제대로 요모조모 쓸모있게
마케팅하는 능력을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하겠다고 들이민 책이 '하필' 그 출판사가 마땅한 번역자를 물색하고 있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하겠다고
들이민 책이 '하필' 제 전공을 그대로 살린 분야의 떨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대단한 '하필'의 효과였지요.
하지만 그 '하필'뒤에는 저의 '땀'이 있었습니다. 수첩 한 권 버려갈 정도로 수많은 책과 저자, 줄거리 등을
메모했고 그 책 중에서 제가 가진 장점이 가장 잘 살아날 작품을 하나 선정해서 그 책의 판권 매각 여부를
미국 출판사측에 알아보았고, 결국 그 책의 판권을 어느 출판사에서 소유하고 있는지 알아냈고,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을 담아 기획서와 제 1장 번역분을 보냈습니다.
근데 참 기쁘면서도 허탈하대요....
제가 몇 날 며칠을, 아니 판권 조회까지 한 달여를 투자한 '작업'에 회신을 받는데 만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거든요. 그 많은 거 검토하는데 우째 그리도 빨리....
자, 우리 좀 냉정해집시다.
하루에도 서너명씩 줄을 서는 번역작가 지망생들이 해오는 샘플 테스트.
왠만한 출판사라면 이미 실력쟁쟁한 번역작가들은 최소 10여명 정도는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그러니
샘플 테스트라고 그거 성의있게 끝까지 읽어 줄 출판인 별로 없습니다. 거기다 그게 그거지, 그 중에서
'확' 눈에 들어올만큼 그렇게 실력차이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초보니까 번역료 조금 싸게 줘도 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번역 결과물 질떨어져서 출판 과정에 혼선이 생길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많이 줘봤자
백만원 정도 더 주는 게 차라리 더 싸게 먹히는 것을....
현실은 이렇습니다.
그러니 '혼자 서는 번역작가'의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그게 그거인 세상에서 돋보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기생충같은 인간들의 꿍꿍이에 휘둘리다가 출발지가 어딘지, 목적지가 어딘지도 잃고 도중에서
다치고 헤메는 길보다는 마음 편합니다.
오늘은 '실력'은 당연히 기본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잘 펼쳐보이는 '능력'에 대해 강조하고 끝맺겠습니다.
그 출판사는 아동도서에 주력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워두었는데,
거기다 '노년건강'에 대한 장르를 들이밀고 하겠다고 하면 안됩니다.
아무리 노년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탁월하다 해도, 그래서 문장이 자연스럽다 해도 '동화'는 또 다른 실력이 필요한 것을요...
적어도 찾아가는 출판사의 주력상품과 출판동향은 꿰고 가야합니다.
번역이야기만 하는 번역작가보다 출판사측의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받게 됩니다.
요새는 가수도 노래만 잘해서는 안되고, 작가도 영혼이 녹아 있는 마에스트로의 걸작을 터뜨리지 않는
이상 골방에 처박혀 글만 잘써도 안되는 세상입니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잘 옮기는 사람들 많습니다. 최소한 번역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 그것도 못할까봐요.....
그 중에서 튀어야지요. 발탁될려면 말이지요. 번역+@(알파)!
그 알파가 무엇이든 하나 정도는 확보하고 출판사를 찾아가봅시다.
'혼자 서는 번역작가'의 길에 놓여있던 큰 장애물하나가 치워지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생각 이상으로 쉽습니다.
편안한 마음에 글을 쓰니, 이런 폐단이 있네요.
횡설수설....하고 싶은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안 된 것도 같고.....
혹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동지'들이 계시면
무더운 여름날 팥빙수 한 사발 먹으면서 '번역사랑'에 관한 이야기 나눠도 좋겠네요. 잠실 근처사시는 분이라면...
단, 반드시 '번역만큼은' 을 부르짖는 동지여야겠지요.
좋은 밤 되세요!